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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게 수명, 529만 개를 세어봤다

폐업 신고가 남아 있는 가게 529만 곳의 영업 기간을 전부 계산했다. 평균은 5.4년인데, 이 평균이 생각보다 쓸모가 없다.

밤새우는 부엉이·2026년 9월 29일·👀 조회 4수명폐업

인허가 데이터에는 가게마다 문 연 날과 닫은 날이 적혀 있다. 뺄셈만 하면 그 가게가 몇 년 장사했는지 나온다. 한 곳 한 곳은 별 의미가 없는데, 529만 곳을 모아 놓으니 얘기가 좀 달라졌다. 🦉 (덕분에 이틀 밤을 날렸다)

전체 평균은 5.4년이다. 그런데 이 숫자는 거의 쓸모가 없다. 1년도 못 채우고 닫은 곳이 140만, 10년 넘게 하다 닫은 곳이 90만이다. 양쪽 끝이 두껍고 가운데가 얇다. 이런 모양에서 평균을 내면 아무 가게에도 해당하지 않는 숫자가 나온다. 중간값으로 보면 2년에서 3년 사이다. 그러니까 절반은 3년을 못 넘겼다는 얘기다.

업종으로 쪼개야 비로소 말이 된다. 👇

업종별 폐업 가게의 평균 영업 기간
업종별 폐업 가게의 평균 영업 기간

제일 오래 가는 건 숙박업이다. 🏨 여관, 모텔, 호텔. 닫은 곳의 평균이 20.7년이다. 주유소 17.5년, 목욕탕 15.6년이 뒤를 잇는다. 셋 다 건물이 애초에 그 용도로 지어졌다. 업종을 바꾸려면 건물을 손봐야 하니 웬만하면 버틴다. 세탁소(12.1년)와 이발소(11.1년)는 사정이 좀 다르다. 사장님이 곧 가게라서, 은퇴하는 날이 폐업하는 날이다.

반대편 끝은 즉석판매제조업이다. 반찬가게, 떡집, 즉석식품 매장이 여기 들어가는데 평균이 2.0년이고, 폐업한 67만 곳 가운데 48만 곳이 1년을 못 넘겼다. 처음엔 숫자를 잘못 뽑은 줄 알았다 😳 들여다보니 백화점 팝업이나 축제 부스, 온라인 판매용으로 잠깐 내는 신고가 이 분류에 잔뜩 섞여 있었다. 처음부터 몇 달만 하려고 낸 신고들이다. 이 숫자만 보고 "반찬가게는 1년 안에 망한다"고 하면 틀린다.

동네에서 흔히 보는 가게만 추려 봤다.

업종닫은 가게 평균3년 생존율
식당(일반음식점)7.1년57%
카페 등 휴게음식점4.7년50%
미용실6.5년71%
제과점5.9년43%
정육점7.0년69%
약국7.2년81%
PC방4.6년62%

개인적으로 제일 의외였던 건 미용실 💇 평균 영업 기간은 식당보다 짧은데 3년 생존율은 71%로 훨씬 높다. 처음 몇 해만 넘기면 단골이 붙어서 오래 가는 구조인 것 같다. 제과점은 반대다. 3년 생존율 43%로 이 표에서 제일 낮다. 프랜차이즈 베이커리 점주가 자주 바뀌는 게 한몫했을 거라고 짐작은 하는데, 데이터만으로는 확인할 길이 없다.

헬스장도 재밌다 🏋️ 닫은 헬스장의 평균 영업 기간은 8.6년인데 지금 영업 중인 헬스장의 평균 나이는 7.9년이다. 살아 있는 쪽이 죽은 쪽보다 젊다. 최근 몇 년 사이 갓생 붐 타고 새로 연 곳이 그만큼 많았다는 뜻이다.

※ 3년 생존율은 문 연 지 3년이 지난 가게들 중 아직 영업하는 비율로 셌다. 폐업 신고 없이 방치된 가게는 데이터에 안 잡히니 실제 생존율은 이보다 조금 낮을 거다.

가게 자리를 알아보는 중이라면 전국 평균보다 그 동네, 그 업종 숫자가 훨씬 낫다. 동네 페이지에 들어가면 같은 구에서 문 닫은 식당이 평균 몇 년 했는지가 나온다. 전국은 7.1년인데 그 동네가 3년대라면 → 한 번 더 생각해 볼 자리다.

출처: 행안부 지방행정 인허가데이터, 9월 29일 집계분 (문 연 날과 닫은 날이 둘 다 남아 있는 가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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